10월증권사이벤트 [책과 삶] ‘젠더’는 위험하다는 우파의 환상이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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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차이 인정 ‘정의 투쟁’”주디스 버틀러, 전 지구적 고찰서윤석열의 여가부 해체 시도 언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월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며 정부 문서에서 사회적인 의미의 ‘젠더(gender)’ 대신 생물학적 의미의 ‘성(sex)’이라는 용어만 써야 한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는 “오늘부로 남성과 여성 두 가지 성별만 존재한다는 것이 미국 정부의 공식 정책이 될 것”이라며 “인종과 성별을 공공 및 사적 측면에서 사회적으로 조작하려는 정부 정책을 끝낼 것”이라고 말했다.
성 정체성을 국가나 사회가 규정하고 고정화하려는 시도는 트럼프의 미국이라는 일부 지역에서만 벌어지는 일은 아니다. 한국에서는 성별과 종교, 장애, 성적 지향 등의 이유로 차별을 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차별금지법이 일부 종교계와 보수단체 등의 반발로 공식적인 논의 테이블에 올라가는 것조차 힘들다.
누가 젠더를 두려워하랴주디스 버틀러 지음 | 윤조원 옮김문학동네 | 484쪽 | 2만 8000원
책은 트럼프를 포함해 ‘젠더’라는 개념을 거부하는 이들은 누구이며 왜 이런 현상이 전 지구적으로 확산하는지 살핀다. 저자는 1990년 <젠더 트러블>을 통해 ‘성별은 곧 젠더이고, 젠더는 어떤 사람이 행하는 바에 따라 결정된다’는 수행성 이론을 정립한 퀴어 이론과 젠더 연구의 권위자 주디스 버틀러다.
책은 그의 경험에서 비롯됐다. 2017년 학회 참석차 방문한 브라질에서 그는 자신을 상징하는 인형을 만들어 불태우고 팻말 시위를 벌이는 성난 군중을 목격한다. 시위대는 버틀러가 소아성애와 근친상간을 옹호한다는 헛소문을 퍼뜨리기도 한다. 일부 사람들에게 젠더는 기존의 체계를 위협하는 이데올로기가 돼 있었다. 버틀러는 이 현장을 목격하고 이번 책을 쓰기로 결심한다.
반젠더 이데올로기의 중심엔 바티칸이 있다고 봤다. 그는 “젠더가 위험한 이데올로기라는 개념은 1990년대 로마가톨릭교회 가정평의회가 ‘젠더’는 가족과 성서의 권위에 대한 위협이라고 경고하면서부터 등장했다”며 동성애에 대해 개방적인 접근을 했던 프란치스코 교황 역시도 “우리는 신의 형상대로 창조된 인간이 절멸하는 순간을 경험하고 있다”는 발언으로 여성과 남성의 이분법적 성 구분을 벗어나려는 시도에 제동을 걸었다고 평가했다.
바티칸과 우파 복음주의 교회라는 종교 집단의 반젠더 운동에 정치권도 호응한다. 트럼프를 포함해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등 보수 정치인들이 젠더를 기존 사회 체계를 위협하는 사상으로 비난했다. 버틀러는 이런 낙인을 ‘젠더 판타즘’이라고 말한다. 판타즘이란 실제로 존재하지 않으나 상상 속에서 실제처럼 작동해 심리적·정서적 효력을 발생시키는 특정한 이미지다. 저자는 젠더 “판타즘의 장면”에는 “용어에 대한 합의”도 “비판적 사유”도 없다고 말한다. 오직 젠더가 전통적 가족을 해체하고 아이들을 나쁘게 물들인다는 “두려움”뿐이다. 한 집단을 사회적 공포와 혐오를 유발하는 두려움의 대상으로 규정하는 것은 난민, 이민자 등 국가의 이익을 위협하는 소수자에 대한 배제의 정서와도 상통한다.
우익 종교 집단과 정치권의 논리에 래디컬 페미니스트 일부도 함께 복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트럼프가 트랜스 여성의 여성 스포츠 경기 참여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자 일부 페미니스트들이 호응하기도 했다. 저자는 생물학적 성별 구분을 고집하는 ‘트랜스 배제적 래디컬 페미니스트(터프, TERF)’가 “트랜스인 사람들의 삶이 실재임을 부정하면서 젠더 범주, 특히 여성이라는 범주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지만 “성별 지정은 하나의 시점에 고정된 행위라기보다는 시간이 지나면서 동일한 방식으로 반복될 수도 있고 반복되지 않을 수도 있는 사회적 역사”라고 말한다. 그렇기에 “페미니즘은 언제나 정의를 위한 투쟁이었고, 가장 이상적인 페미니즘이야말로 연대를 형성하고 차이를 인정하는 가운데서 벌어지는 바로 그러한 정의 투쟁이다. 트랜스 배제적 페미니즘은 페미니즘이 아니다. 아니, 페미니즘이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반젠더 이데올로기의 전 지구적 상황을 설명하는 과정에 한국도 짧게 등장한다. “대한민국의 전 대통령 윤석열이 말했듯이, 여성들은 예속 상태에서 결코 불만이 없었고, 그가 보기에 폭력, 괴롭힘, 임금 불평등에 대한 오늘날 여성들의 불만은 ‘외부’와 ‘다른 어딘가’에서 유래한 발상에서 영향을 받았으며, 이로써 급성장하는 한국의 페미니즘 운동은 무효가 된다. 예측대로 그는 당선 후에 정부 산하 여성가족부의 해체를 추진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원국들이 처음 열린 문화산업고위급대화에서 문화산업의 중요성을 공동으로 인식하고 관련 분야에서 지속적인 논의를 이어가기로 합의했다.
27일 경주 힐튼호텔에서 열린 ‘2025 APEC 문화산업고위급대화’ 본회의에 참석한 회원국 참석자들은 공동 성명을 채책했다. 주요 내용으로는 문화창조산업의 경제적 중요성에 대한 공동 인식, 디지털·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창작과 유통의 혁신 촉진 등을 포함했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주재한 이날 본회의에는 아베 도시코 일본 문부과학성 대신, 카롤리나 아레돈도 칠레 문화예술유산부 장관, 파들리 존 인도네시아 문화부 장관, 티옹 킹 싱 말레이시아 관광예술문화부 장관, 파브리시오 발렌시아 히바하 페루 문화부 장관 등 멕시코를 제외한 APEC 회원국 20곳의 고위급 문화 정책 담당자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공동 성명 채택에 앞서 ‘연결’(Connect), ‘혁신’(Innovate), ‘번영’(Prosper) 등 3개 분과(세션)를 통해 세계 문화산업의 미래를 조망했다. 이들은 먼저 문화산업이 APEC의 핵심 성장 동력임을 재확인하고, 이를 통한 지역 성장 기회를 논의했다. 혁시 분과에서는 디지털 기술과 AI가 문화산업 전 단계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마지막 번영 분과에서는 문화산업 분야의 실질적 협력 방안에 대한 회원국들의 논의가 이뤄졌다.
최휘영 장관은 “APEC 역사상 처음으로 문화 분야를 경제협력의 핵심 의제로 격상하고, 참석자들에게 문화콘텐츠의 무한한 확장성과 한국 문화산업의 역량을 생생히 선보였다는 점에서 성과가 크다”며 “이를 바탕으로 APEC 회원국들과 문화산업을 통한 지속적 협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중세의 철학적 사유
독일어권의 대표적인 중세철학 개론서다. 철학 사조나 학파가 아니라 연대 구분에 따라 철학자들을 소개한다. 쉽고 간결한 단문을 사용하고, 각 철학자의 사유를 시대적 맥락 속에서 설명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쿠르트 플라슈 지음. 박규희 옮김. 도서출판 길. 7만5000원
손기정 평전
한국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일본 측 1차 자료를 바탕으로 제국 일본의 스포츠 정책과 식민지 조선인의 갈등을 세밀하게 추적한다. 제국과 민족, 영광과 고통, 스포츠와 정치 사이 틈새에서 손기정이 짊어졌던 무게를 조명한다. 김성 지음. 서재길 옮김. 알렙. 1만7000원
불가능한 바다의 파도
입자물리학과 끈 이론을 연구해온 물리학자가 현대물리학의 눈으로 인간의 일상적 삶과 우주적 질서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설명한다. 운동, 물질, 질량, 빛, 파동, 공명, 힉스 등 개념들을 일반인 눈높이에서 알려준다. 매트 스트래슬러 지음. 김영태 옮김. 에이도스. 3만3000원
AI 타이탄들의 전쟁
퓰리처상을 수상한 기자가 AI 산업 최전선에서 벌어지는 권력 다툼을 다룬 책이다. 오픈AI의 샘 올트먼 해고, 딥마인드 창립자 무스타파 술레이만의 MS 합류, 메타·구글·애플의 반격 등 실리콘밸리 권력 지형 변화를 담았다. 게리 리블린 지음. 김동규 옮김. RHK. 2만7000원
샤를로트 페리앙
프랑스 1세대 여성 건축가이자 실내 디자인의 선구자 샤를로트 페리앙이 쓴 회고록. 페리앙은 20세기 초 여성이 두각을 나타내기 어려웠던 건축계에서 고정관념을 깨고 개방성, 놀이성, 유연성을 특징으로 하는 ‘주거 예술’을 창안했다. 유상희 옮김. 을유문화사. 3만8000원
인천 중구 영종도와 서구 청라를 잇는 제3연륙교 통행료가 2000원으로 확정됐다. 내년 1월 개통과 동시에 영종·청라 주민들은 무료로 통행하고, 내년 4월부터는 인천시민 모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인천시는 내년 1월 개통 예정인 제3연륙교 통행료를 확정했다고 26일 밝혔다. 통행료는 편도 기준 경차 1000원, 소형차 2000원, 중형차 3400원, 대형차 4400원이다.
통행료는 인천시민들에게는 무료, 타지역 주민에게는 부과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인천시는 내년 3월말까지 통행료 감면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개통과 동시에 영종·청라지역 주민들은 무료로 이용하고, 내년 3월 말 감면 시스템이 구축되면 등록된 인천시민 소유 차량은 차종과 대수, 이용 횟수와 관계없이 4월부터 무료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다만, 등록되지 않는 차량이나 법인, 단기 렌트·리스 차량은 제외된다.
영종도~청라를 잇는 제3연륙교는 길에 4.7㎞에 왕복 6차선이다. 사업비 7709억원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영종과 청라를 개발할 때 입주민들에게 받은 조성원가 등 6200억원을 투입했고, 나머지 1509억원은 인천시가 투입했다.
인천시가 제3연륙교 통행료를 인천시민들에게 무료화함에 따라, 타 지역 시민과의 형평성 문제와 함께 “유정복 인천시장이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한게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제3연륙교 개통으로 양 옆에 있는 인천대교와 인천공항고속도로(영종대교)에 대한 손실보상금도 인천시가 모두 떠안아야 한다.
인천시와 국토교통부는 제3연륙교를 건설하면서 손실보전 협약을 체결했다. 내용은 제3연륙교가 개통되면 민자사업으로 건설된 인천대교와 영종대교의 통행량이 감소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두 대교에 대한 손실보상금을 인천시가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손실부담금은 2039년까지 2969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국토교통부는 인천시가 제3연륙교에 대해 인천시민 모두를 무료화함에 따라 손실보상금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영종지역 주민이 하루 1회 제3연륙교를 무료 운행했을 경우 3300~4000억원의 손실보상금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무료화에 따라 손실보상금은 더 클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이어 “인천시도 무료화에 따른 손실보상금이 늘어날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무료 통행을 추진했을 것” 이라고 덧붙였다.
인천시는 또 영종지역 주민들에게 지원하고 있는 인천대교, 영종대교 통행료 지원도 계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대교에 대한 통행료 지원금은 2039년까지 18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제3연륙교는 영종·청라 주민과 인천시가 함께 비용을 부담해 건설하는 사실상의 공공사업”이라며 “시민이 이미 분양가와 세금으로 기여한 만큼 인천시민 무료화는 당연한 권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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